'쾨물'이라 불리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5


QM5.
‘쾨물’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첫번째 SUV.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의 4개 차종 중 가장 내수 판매가 부진한 차.

2010년말에 만 13년을 탔던 차량을 바꿨습니다. 그 때 신차 구입을 고민하면서 QM5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해보긴 했지만, 곧 QM5에 대한 생각은 접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5는 초기에 물망에 오른 다수의 후보 차량 중에는 들어갔지만, 제가 구매를 저울질하며 압축한 ‘최종 후보군’에 아예 들어가지도 못한 차량이었죠.


나는 왜 QM5를 구입하지 않았나? 


왜냐구요? 

한마디로 QM5가 ‘턱없이 비싼 차량’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QM5 동호회 분들에게 QM5는 ‘쾨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저에겐 ‘성능’ 이전에 가격만 ‘괴물’인 차로 보였던 게지요. 투싼급 차체에 싼타페에 필적할 만큼 비싼 차량이면 말 다한 게죠. ^^

여성들에겐 그저 ‘짐차’로 인식된다는 SUV의 구매 목적 중에는 캠핑 등 레저 생활과 영업 목적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는데요. QM5의 경우는 차량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을 고가로 책정한 터무니없는 차량’으로 보였더랬습니다.

보통 차량을 구입하게 되면, 처음 생각했던 예산보다 가격이 높은 차량으로 시선이 자꾸 이동하게 마련인데요 (어떤 분은 신차 구입하면서 마티즈부터 검토하기 시작해서, 중형차 최고 트림까지 넘어오셨다는 분도 봤습니다 ^^).
QM5는 4WD 기준으로 제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차량 구입 예산을 ‘훌쩍’ 넘겨버려, 처음부터 진지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가격 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점수를 잃었던 QM5


가격 뿐 아니라, QM5의 익스테리어 디자인도 그닥 ‘필’(feel)이 꽂히진 않았습니다. 2007년 12월(?) QM5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르노삼성자동차가 출시하는 첫번째 SUV’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졌지만, 차체가 작아 보이는 익스테리어와 임팩트가 없는 무난한 디자인에 실망하기도 했거든요.

QM5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현대기아차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바로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인데, QM5의 인테리어는 뭐랄까요? SUV 특유의 인테리어를 고심해서 결과물로 내놓았으나, 결과적으로 패착(?)에 가까운 디자인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강점인 감성적으로 소구하는 디자인도 아니었고, 비싼 가격에 상응하는 고급스러움도 그닥 느낄 수가 없었죠.

국내 생산차량 중 파노라마 선루프를 최초 적용하는 등 QM5의 옵션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차량 가격과 차량 크기, 익스테리어/인테리어 디자인 등 전공과목 점수 자체가 낮았으니, 옵션 등 교양과목 점수가 아무리 좋았어도 ‘학점’이 좋게 나올 리 없었던 게지요.

 

QM5, 실제 승차해보고 나를 후회하게 만들었던 차 


그런 판단 속에서 저는 최종적으로 뉴SM5 2011년형으로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제가 왜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5를 구입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준비중입니다 ^^).

헌데, 뉴SM5를 구입하고나서 몇 개월 후에 우연찮게 후배가 모는 QM5를 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한 건 아니고, 조수석에 탔었는데요. 그 때 QM5를 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가장 깜짝 놀란 부분은 QM5의 ‘개방감’이었는데요. 조수석에 탔음에도 전방과 옆, 그리고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느껴지는 개방감이 탁월하고 확 트인 시야가 인상적이더군요.

그 때서야 살짝 후회했던 것이 QM5를 르노삼성자동차 매장에서만 볼게 아니라, 한번 시승해봤어야 하는 건데, 하는 거였습니다. 역시 자동차는 몰아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QM5를 몰아보지도 않고 판단한 제 잘못이었던 게지요.

그리고나서 위안 삼아 생각했던 것이, QM5를 제대로 몰려면 4WD 구입을 고민했을테고, 그랬다면, 3천만원을 훌쩍 넘는 QM5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을텐데요.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싶더군요 (위로 아닌 위로네요 ^^;;).

QM5는 가격만 적정했더라면 국내 SUV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괜찮은 성능과 좋은 사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All-Mode 4WD, 파노라마 선루프, 위아래로 열리는 클램쎌 테일게이트,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바이제논 헤드램프, 크루즈 컨트롤과 스피드 리미터, 조이스틱 네비게이션, BOSE 사운드 시스템, 컨버세이션 미러와 리어도어 선블라인드 등등 QM5보다 2년 후인 2010년 1월에 출시된 뉴SM5와 비교해봐도 사양이 뒤지지 않고, 오히려 QM5의 사양이 더 좋다고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QM5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을 너무 앞서 간 '비운의 차량'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네요.

 

QM5 페이스리프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QM5는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고 수출 물량이 많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생산의 경우 주문을 받아 모아 생산하기 때문에,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인도하는 날짜 자체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는 영맨의 말을 들은 적도 있는데요.

2011년 6-7월 'QM5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선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나친 고가 정책을 고집하다가 SUV 시장 안착에 실패했던 것을 어떤 식으로 만회하려 할지 궁금합니다. 

결론적으로 QM5가 시장 안착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제품 (product) 이전에 가격 (price) 정책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요.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번에 QM5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면서, QM5 제품만 페이스리프트 하는 건지, 가격 정책도 손봐서 내놓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네요. 

QM5 페이스리프트는 기존 QM5의 전면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이 변경되어 출시된다는 기사들이 있던데요. QM5는 제품 외적인 가격 정책의 측면 때문에, 차량 성능 등 제품 자체가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었다는 생각이 들기에, 차량 외형만 손질하고 가격 정책을 손보지 않는다면, QM5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시장 안착 역시 쉽진 않을 거라 생각은 해보고 있습니다.

실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르노삼성이 뉴SM3를 출시하면서 구형 SM3를 ‘CE’(Classic Edition)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판매한 것처럼, QM5도 페이스리프트와 이전 버전을 동시에 생산하면서 이전 버전의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하나의 차종이되 가격이 다른 2가지 차량으로 시장을 공략하진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아니면 사양을 쫙 뺀 '깡통차'에 가까운 QM5 'PE 모델'을 출시해서, 가격 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가능성을 넓혀주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겠죠 (QM5는 SE, LE, RE 모델만 출시되고, SM3나 SM5처럼 PE 모델은 출시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SM3, SM5, SM7, 그리고 QM5, 단 4개 차종만으로 승부를 내야 하는 르노삼성인지라, 이번에도 QM5의 실패를 방치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만, 어떤 접근을 할지는 QM5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어봐야 알 수 있겠네요.

어쨌거나 7월에 출시될 QM5 페이스리프트 (QM5 후속) 모델은 SM7 후속 (올뉴SM7)2011년 르노삼성자동차의 매출과 국내 시장에서의 위상을 결정지을 중요한 차량이 될텐데요. QM5 페이스리프트와 SM7 후속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영맨에게 QM5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면 시승할 수 있도록 요청을 했는데요. QM5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실제 시승하게 되면, 시승기를 따로 남기겠습니다.


Posted by library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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