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K5, YF쏘나타가 아닌 뉴SM5를 선택했나? 1
- 르노삼성자동차 뉴SM5 2011년형 구입기


근래 국산 중형차를 고민하는 분들은 YF쏘나타, K5, 뉴SM5 중에서 고민을 하실텐데요 (올 하반기에 한국GM에서 말리부를 출시하면 말리부도 고려 대상이 되긴 하겠네요). 저도 중형차 구입을 고민하면서, 이 세 차종을 최종 후보로 올려놓고 고민을 하다가 최종적으로 뉴SM5를 선택을 했습니다.

최근 차량의 판매량을 본다면, K5나 YF쏘나타를 구입하는 분들이 더 많으실텐데, 저는 뉴SM5를 구입했습니다. 제가 왜 K5나 YF쏘나타가 아닌, 뉴SM5를 구입했는지에 대해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그럼 SM5 이야기로 곧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뉴SM5 차량 사양 : 

제가 구입한 뉴SM5 사양은 RE + 백진주 색상 (내장 : 블랙) + 파노라마 선루프 +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 + 컨비니언스 패키지, 이 사양으로 차량을 뽑았는데요. 제가 구입한 SM5 차량 사양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저에게는 과하다고 할만한 사양이어서, 불만족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드려야겠네요.

BOSE 사운드 시스템, 18인치휠/TPMS, 순정 내비게이션을 제외하고 모든 사양을 추가했으니까, 뉴SM5 풀옵션에 가까운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SM5를 뽑고 몇 달 지난 후 18인치 휠 + TPMS 사양을 추가할걸 그랬나, 살짝 아쉽기도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SE부터 검토하기 시작해서 RE까지 와서 지금의 사양으로 SM5를 뽑았으니, 더 욕심을 낸다면 정말 '과욕'이겠네요 (잘 아시겠지만, SM5는 PE – SE – LE – RE의 4등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무리가 되는 선택이었지만, 아내가 잘 이해하고 배려해줘서 별 이견없이 뉴SM5의 사양을 결정했습니다. 오랫동안 원했던 '새 차'지만 아내의 이해와 배려가 없었으면 지금의 사양으로 뉴SM5를 뽑긴 어려웠을 겁니다. 아내에게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고, SM5를 잘 아껴가며 타려고 합니다.  

2. 뉴SM5로 결정하기까지 : 

1) 2세대 SM5, 임프레션의 짧지만 강렬했던 추억 : 

뉴SM5 구입 이전에 몰던 차량이 아버님에게 물려받은 15년 정도 된 레간자였던 터라, 신차 구입은 몇 해 전부터 꿈꿔왔는데요. SM5에 대한 좋은 인상은 2008년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SM5 임프레션을 렌트해서 몰아 보면서 갖게 되었습니다. SM5 임프레션을 일부러 골라서 렌트했던 것도 NF쏘나타나 로체보다 SM5 임프레션이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제주도에서 부드럽게도 거칠게도 SM5 임프레션을 몰아봤는데, 안정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보여 주더군요.  SM5 임프레션의 주행성과 깔끔한 디자인, 고급한 인테리어는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다소 좁은 차폭은 아쉬움으로 남더군요 (이런 차폭의 아쉬움은 뉴SM5가 넉넉한 차폭으로 출시되면서 완전히 해소되었죠~ ^^). 

2009년말 YF쏘나타가 출시될 때부터 본격적으로 중형차 구입을 고민하기 시작했구요. YF쏘나타에 잠시 혹해 하다가 YF쏘나타의 디자인에 질리기 시작하면서, 뉴SM5가 낫다 싶어, 줄곧 SM5 동호회 등을 통해 열심히 뉴SM5에 대해 모니터링 하기 시작했습니다.

뉴SM5 출시 전에는 SM5 동호회를 들락거리다가, ‘뉴SM5(L43)의 가격을 르노삼성이 동결해야 하는 이유’라는 장문의 글을 써 갈겨, 동호회 분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적도 있었는데요. 동호회에서 꽤나 많은 '추천수'를 기록했던 글이기도 합니다.

2) 나는 뉴SM5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뉴SM5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처음에 공개되었을 때 많은 분들은 ‘실망감’을 표출하셨는데요. 저는 임프레션의 느낌이 전해져 오는 현재의 뉴SM5 익스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차피 2-3년 탈 것도 아니고 5년 이상 차량을 길게 보유할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강렬하지만 너무나 쉽게 질려 버리는 YF쏘나타의 디자인보다는 클래식한 느낌의 뉴SM5가 마음에 들었답니다. EF쏘나타와 SM5 1세대의 디자인을 비교해보면 초기에는 EF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지만,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SM5 1세대의 디자인이 질리지 않고 더 나아 보인다는 점도 감안을 했구요. 

2010년 5월 눈에 확 들어오는 디자인으로 K5가 출시된 걸 보고 아내랑 K5를 꼼꼼히 살펴보러 갔었는데요. 실내 디자인에 실망, 뉴SM5로 완전히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익스테리어보다 정작 운전자와 차량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체감을 하는 인테리어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K5의 엣지있는 익스테리어에 비해 인테리어는 정말 아쉽더군요. 그 때 제 아내가 K5의 디자인을 보고 이런 말을 하더군요. ‘K5 실내는 디자인을 하다 만 것 같은, 심하게 말하면 택시 실내 디자인을 연상시킨다’고. K5의 익스테리어에 뉴SM5의 인테리어가 합쳐졌다면, 한국 중형차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 탄생했을텐데요. ^^ 

1세대 맥시마, 2세대 티아나, 3세대 라구나 플랫폼으로 SM5가 진화를 하는 과정은 르노삼성자동차가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조금씩 확립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향후 출시될 4세대와 5세대 SM5는 어떤 디자인을 선보이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3. 뉴SM5, ‘새 차’에 대한 감동이 덜했던 이유? : 

뉴SM5로 마음을 정하고도 바로 질렀느냐, 그렇진 않았습니다. 몇 천만원 짜리 제품을 구입하는데, 매장에서 몇 번 구경하고, 시승 1-2번 해봤다고 차량에 대해 알기는 어렵죠. 2010년 11월경에 아내랑 상의해서 뉴SM5 차량을 24시간 렌트를 했구요.

뉴SM5를
렌트해서, 아내와 함께 자유로, 북악스카이웨이, 남한산성 일주도로, 경춘가도, 중미산 자연휴양림 일주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을 주행해봤습니다 (24시간만 렌트한 관계로 오프로드는 못 가봤네요 ㅋ). 렌터카는 LPG에 내장도 기본 사양이었지만, 허접해보이지 않고 깔끔했구요. 차량의 반응성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괜찮았습니다. 

뉴SM5에 대한 평 중에 ‘차가 잘 안 나간다’는 평을 많이 들었지만, 제 기준으로는 차가 안 나간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2004년경에 독일에 출장 갔을 때, 벤츠에서 나온 밴 (일행이 6-7명이었거든요)을 렌트해서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려본 적이 있는데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속 180km를 넘게 밟아 본 적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고속도로라고 하는 아우토반에서 시속 200km 가까이 속도를 내서 달려 봤지만, 그닥 큰 감흥이나 감동은 없더군요 (그냥 200km 가까이 찍어 봤다는 정도?). 어떤 분들은 레이싱 (racing)이 연상될 정도 악셀을 세게 밟는 것에서 쾌감 같은 걸 느끼는 분도 계시던데, 저는 스피드 매니아는 아니어서요.

용 영역대에서 충실한 가속력과 제동성을 보여주는 뉴SM5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답니다. 스포티한 주행용으로 차량을 생각했다면, 저는 SM5나 YF, K5보다는 제네시스 쿠페를 구매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암튼 24시간 렌트를 해서 뉴SM5를 몰아 보고나서, 뉴SM5를 구매해야겠다는 마음을 확실히 굳혔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뉴SM5를 24시간 동안 렌트해서 몰아봐서 그랬는지, 정작 2010년 12월 20일 르노삼성자동차 화성출고장에서 ‘우리 차’를 인수받을 때 새 차를 만나는 ‘감동’은 조금 덜하더군요. 새차를 보고도 덜 흥분한 덕분에 화성출고장에서 거의 2시간 가까이 차량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지만요. ^^

차량 인수 관련해서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지난 2010년 12월 뉴SM5 RE 차량을 계약한 분들께는 11월 생산분을 인수하라는 영맨들의 ‘제안’이 꽤 많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12월 11일 계약해서 생산라인 타고 나온 차량을 인수할 생각이었는데, 1차례 거부 후 2번째도 같은 차량으로 배정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차량 받지 않고 영맨에게 우겨 끝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이것도 ‘인연’이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갓 ‘생산’된 차도 좋겠지만, 생산되어 ‘숙성’이 된 차량도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막 생산된 차라고 문제가 없고, 생산된지 좀 됐다고 문제가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진 않더군요 (오히려 운이 나쁠 경우, 생산량이 몰리고 송년회 등이 많은 12월에 생산된 차량에 문제가 더 있을 수도 있지 않나 생각도 들었구요).

대신 차량은 문제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자는 생각으로 르노삼성자동차 화성출고장까지 찾아가서, 차량 꼼꼼히 살펴본 다음 인수했습니다. ^^ 


4. 뉴SM5, 연비와 차량 길들이기 :  

대부분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아직까진 차량을 애지중지하면서 몰고 있구요. 차에 무리를 주지 않고 살살 몰겠다고 가끔씩 제 다리가 '저린' 증세도 불사하고 있답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집으로 퇴근할 때도 주차장에 들려 잘 있는지 확인하고 집으로 올라가기도 한답니다 (차 뽑은 날 새 차가 걱정되서 잠이 안 올 것 같다고 '차에서 자고 올까?'하고 아내에게 농담했더니, 혀를 끌끌 차더군요 ㅋㅋ). 

차량 매뉴얼에 있는 대로 1,000km에 도달하기까지는 급출발/급제동, 그리고 RPM 3,000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이젠 6,000km를 넘겼지만, “차는 여자 다루듯 해야 한다”는 말처럼 살살 차를 몰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500km 주행하기까지 평균연비는 9.5km가 나오더군요. 1,000km가 넘게 되면 지금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차량을 몰게 될 테지만, ‘연비 운전’을 하려는 노력은 계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균 연비 10km를 돌파해보자는 게 제 목표랍니다. ^^ 

뉴SM5 연비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서울 – 대구, 그리고 서울 – 정읍을 주행하면서 기록했던 연비에 대해 각각 포스팅했던 적이 있습니다. 

300km 이상을 주행하면서 평균연비 16km 이상을 기록을 했는데, 연비 운전을 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겠지만, 신경 써서 운전하면 뉴SM5, 꽤 좋은 연비를 보여줍니다.


5. 제가 지향하는 드라이빙의 이상, 세이프 드라이빙과 매너가 있는 운전 :


돌아가신 저희 아버님은 운전을 참 잘 하셨는데, 이런 '운전관'을 가지고 계셨어요. "운전은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편안하게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안정감있게 해야 한다".


아버님의 운전관은 스피드가 아닌 '안전하고 안정감 있는 운전'을 지향하셨는데요. 제가 지향하는 드라이빙의 궁극적인 이상도 이와 같습니다.

스피드 레이싱(speed racing)보다는 세이프 드라이빙(safe driving)을, 스킬(skill)이 뛰어난 운전보다는 매너(manner)가 있는 운전을 지향하는게 저의 드라이빙 이상이기도 한데요. 차량 길들이기가 끝나도 이런 운전관의 연장선상에서 운전하도록 늘 노력하려고 합니다.

뉴SM5의 세부 사양과 인테리어, 주행과 제동 성능, 그리고 뉴SM5의 무난한 디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이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Posted by library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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