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닥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았던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도 제법 고생을 했답니다.

주위에는 자전거를 타자마자 금방 배우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저는 꽤 오랜 시간을 타고나서야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자전거를 배우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게 되면서, 자전거 타는 법이 인생살이의 그것과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이제 곧 두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될 봄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줄까 합니다.

거창하긴 합니다만, 제가 정리한 ‘자전거가 인생에 주는 3가지 교훈’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첫째,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순 없습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은 수십 차례, 수백 차례 넘어지면서 비로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마련입니다. 넘어지는 걸 겁내거나 두려워하면 결코 자전거를 배울 수 없죠.

자전거가 인생에 주는 첫번째 교훈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가 아닐까 싶네요. 제 딸 봄이도 자전거를 배우는 과정에서 무수히 넘어지겠지만, 아기일 때 넘어지면서 걷는 법을 배웠듯이 실패 속에 홀로 서는 법을 배우게 되기를 바래 봅니다.

둘째, 자전거를 탈 때는 멀리 봐야 합니다. 

갓 자전거를 배웠을 때는 늘 눈앞만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다가 부딪히거나 넘어지곤 했는데요.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멀리 바라보지 않고 눈앞만 바라봐서는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 없다는 것을.

살다 보면 늘 눈앞에 닥친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 정작 소중하고 중요한 일을 준비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요. 인생이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눈앞도 봐야 하지만, 멀리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봄이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셋째, 자전거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넘어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야 합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쓰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틀며 발버둥을 칠수록 쓰러지는 걸 피할 수 없었죠.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쓰러지는 방향으로 자전거 핸들을 틀어야 자전거는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쓰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야 하듯, 인생의 자전거도 위기를 회피해서는 삶의 중심을 잡기 어려운 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실은 불혹을 바라보는 제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언젠가 봄이가 이 글을 읽으면서, 아빠와 엄마도 때론 쓰러지기도 하고, 때론 먼 곳을 주시하기도 하며, 때론 중심을 잡느라 애쓰며 인생이란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걸 알게 될까요? ^^

Posted by library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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