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는 도서관 사서 출신 입니다.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대구광역시립 남부도서관, 대구한의대학교 도서관,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도서관 사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전문도서관 및 1인 도서관을 거쳤으니, 다양한 도서관 관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사서'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직으로서 아내의 사서 경력이 아까워 계속 도서관 분야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아보면 어떠냐고 얘기를 해보기도 했고, 앞으로 유망해보이는 사서교사 임용 준비를 권유하기도 했는데요 (물론 어떻게든 맞벌이를 유도하려는 흉악한 수작이기도 했죠 ^^;;). 여튼 아내는 봄이를 출산하면서 도서관 ‘사서의 길’을 걷지 않게 되었답니다.

봄이를 출산하고 두돌이 지날 무렵부터 이런저런 모색을 하던 아내는 다소 쌩뚱맞게도 ‘리본아트’ (리본공예)를 배우겠다고 하더군요. 대학 시절부터 10여 년 이상 배우고 쌓아왔던 도서관 사서의 길이 아닌 제3의 다른 길을 모색했던 아내였던지라 일단 뭐든 해보면 좋겠지 싶긴 했는데요. 요리나 남다른 손재주를 가진 아내이긴 했지만, 그래도 취미 생활 이상은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했던게 사실입니다. 

리본아트를 열심히 배우러 다니던 아내는 여러 번의 시험을 거쳐, 결국 리본아트(리본공예) 강사 자격증까지 따더군요. 그리고는 북한산 기슭 은평뉴타운으로 이사온 다음부터는, 리본아트에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 리본아트 ‘홈스쿨’ 강의도 시작하더군요.

동네 아파트 단지에 직접 광고 전단을 돌리기도 하고, 주변 분들에게 홈스쿨 강의를 얘기하며 홈스쿨 강의를 시작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꾸준히 홈스쿨 강의를 꾸려가는 걸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최근에는 주변 도서관 문화센터를 통해 '리본아트 강의'도 준비하고 있는데, 잘 진행이 되었으면 싶네요.

5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맞아 아내가 첫 ‘기획 작품’인 ‘카네이션 볼펜’을 만들어 팔겠다며, 100개 분량의 재료를 아내가 덜컥 구매했을 때, 과연 잘 팔릴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요.  어느덧 목표로 했던 100개를 거의 다 만들어 팔았더군요.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쉽지 않았을텐데, 제 아내 정말 대단합니다. ^^ 

고객들로부터 주문 받은 카네이션 볼펜의 ‘납품’을 끝내고 이제 저희 개인 선물용으로 2개 정도만 남았는데요. 다른 분들께 선물용으로 전달하기 전에 미리 사진이라도 찍어둬야겠다 싶어서, 어제밤 자정 넘어 부랴부랴 ‘카네이션 볼펜’ 사진을 찍었어요 (밤 늦은 시간에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깔끔하게 나오진 않았네요).

아내가 만든 ‘카네이션 볼펜’은 빨간색과 분홍색 2종류인데, 그 자체로도 예쁘지만 볼펜으로도 쓸 수 있어서 '장식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작품인 듯 합니다.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 선물, 매년 돌아오는 소중한 날들이지만 선물은 늘 고민되시죠? 뭔가 색다르면서 (선물을 드리는 분도 받는 분도) 부담 없는 ‘선물 아이템’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런 이유로 아내가 만든 ‘카네이션 볼펜’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학부모님들은 자녀 선생님께 카네이션 꽃을 드리긴 상투적인 것 같고, 선물을 드리되 그래도 성의있고 부담없는 선물이면 좋은데, 아내의 카네이션 볼펜이 그런 니즈에 딱 부합하는 아이템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카네이션 꽃처럼 얼마 지나서 시들어버리지도 않고 볼펜으로도 쓸 수 있으니, 받는 분들도 좋아하신다고 하네요. 가격도 개당 6천원 정도였으니까, 선물하는 분들이 큰 부담도 없으셨을 것 같구요.

어떤 분은 한 분이 9개나 구입하셨다고 하는데요. 제가 봐도 멋진 선물 아이템 같아요. 

나중에 제가 여유돈 생기면, 아내에게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 ‘레인보우 카네이션 볼펜’의 주문 제작을 요청해볼까 생각중인데요. 아내가 '리본아트'로 유명해지기 전에 첫 작품을 특수 주문 제작해서 소장하고 있으려구요. ^^ 

아내의 판매용으로 내놓은
첫 리본아트 작품 카네이션 볼펜을 기념하며,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나하나 일궈감에 기뻐하며, 
그리고 아내처럼 멋지고 사랑스러운 여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며.

Posted by library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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